제 3 구간: 주촌 – 2 – 수정봉 – 4 – 여원재 – 4.3 – 고남산 – 4 – 매요리 – 4.2 – 사치재 / 아실재
도상거리: 17.5Km / 7시간 10분
2002 년 4월 27 / 28일 잔디밭 산악회 (막음)
4월 27일 동대문에 도착하니 관광버스가 평소의 반도 안 되는 것 같다. 잔디밭 산악회도 1 대밖에 없다. 지난번에는 두 대였는데 단 한번 산행에 반으로 줄었단 말인가. 버스 좌석이 없다. 간신히 맨 뒤 좌석을 잡고 기다리는데 장 총무, 선 총무, 김 대장 모두를 왔다 갔다 부산하다. 인원초과로 김 대장 봉고를 동원했다. 봉고로 주촌 마을에 도착하니 버스가 도착하려면 한 시간도 더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우리끼리 먼저 산행 길에 올랐다.
03:05: 주촌. 730번 지방도로에서 운천 초등학교 옆으로 가재마을 입구로 들어서면 조그마한 교회가 있다. 성미 급한 일부 사람들은 벌써 출발했다. 선총무, 김의숙, 김명희씨와 함께 산행 길에 올랐다. 마을 뒷산 소나무 숲을 따라 조금 오르다 보니 바로 뒤따라 오던 선종한, 김명희 김의숙씨가 안 보인다. 조금 기다리고 있으니 불 빛과 함께 나타났다. 능선을 올라 서려는데 선두로 출발했던 대원들이 기다리고 있다. 봉고차 동기임을 강조하고 같이 행동하기로 하고 출발하다. 건전지도 새 것으로 바꿔 끼고 왔는데 전구가 갑자기 나갔다. 예비 전등도 없는데. 다행이도 보름달이 무척 밝다. 선총무 뒤를 졸졸 따라 갔다.
04:05 수정봉 (804.7m). 너무 빨리 간다고 김명희, 김욱동씨가 투덜댄다. 선 총무는 이러다가 김 대장이 따라 잡으면 웬 망신이냐며 은근히 걸음을 재촉한다. 5시 경부터 날이 밝아오고 새 소리가 난다. 부지런도 하지 벌써 하루를 시작하다니.
05:25 여원재 (470m) / 남원∼함양간 24번 국도 / 돌비석 (운성 대장군). 일부 대원들이 서서히 처지기 시작한다. 아침 일찍 밭을 매는 노파가 있다. 등산로 주변에 찔레꽃 순이 돋아 나고 있다. 김욱동 선배가 옛날을 생각하며 찔레순을 꺾어 모두에게 건넨다. 예전에 많이 꺾어 먹었지.
07:10 고남산 (846.5m). 이정표 (여원재 4.3Km, 매요리 4.0Km) / 산불감시초소 / 헬기장 / 통신시설. 정상의 조망은 동남쪽으로 바래봉, 세걸산, 고리봉, 만복대등의 지리산 서북릉이 길게 보이고, 서쪽으로 남원시가 아련히 보이며, 88고속도로가 북쪽으로 바라보인다. 고남산을 오르기 전에 후미와 합류하여 다시 걸음을 옮겼건만 고남산 정상에 오르니 최상기 선배와 단 둘이다. 우 종수 선배 가 바로 앞에 갔는데 보이질 않는다. 헬기장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있는데 우 선배가 나타났다. 정상 바로 전에 바위 봉우리가 하도 멋있어 잠시 들러 사진을 찍고 왔단다. 바람이 무척 세게 불어 초소 안에 자리를 잡고 아침 식사를 하는 동안 한 두 명씩 후미가 도착하고, 얼마 안 있어 버스를 타고 온 선두가 나타났다. 아니 벌써 따라 잡았단 말인가. 거의 한 시간을 여기서 보냈다. 다음 팀에게 초소를 비워 주고 출발하다. 각시 붓꽃을 중간에 볼 수 있다.
08:35 유치재
09:15 매요리. 마을 뒷산이 대간길처럼 보이지만 진입로가 없다. 할머니가 그 쪽이 아니고 반대 방향, 교회쪽으로 가라 한다. 뒤 돌아 보니 우리 셋밖에 없다. 다들 다시 처진 모양이다.
09:50 618m 봉. 지나온 고남산이 보이고 하산길은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베틀바위를 지나 좌측능선으로 휘어져 내려 오다. 88고속도로 북서쪽에 남원 방향, 오른쪽 아래 1km 지점에 지리산휴게소가 있다.
10:15 사치재 (아실재) / 10:20 지리산 휴게소. 11 시도 안 됐는데 이른 점심을 먹고 후미를 기다리다. 몇 사람들은 산나물을 뜯다가 아르바이트를 했다며 미안해 한다. 후미를 기다리는 동안 김욱동 선배의 언어학에 대한 열강을 듣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