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간 9정맥 종주/백두대간

제13구간: 신의터고개 – 무지개산 – 윤지미산 - 봉황산 - 비재

청산은1 2010. 10. 27. 18:09

13 구간: 신의터고개 – 0.9 - 329.6고지 – 3.4 – 무지개산 – 3.5 - 437.7고지 – 0.7 – 윤지미산 – 2.8 - 화령재 – 4.6 – 봉황산 – 3.4 - 비재 – 3.5 – 갈령

도상 거리:  22 Km / 6시간 10

 

2002 9 8 가고파 산악회 당일 산행 (맑음)

무박 산행에서 어려운 점이라면, 잠을 제대로 잔다는 것이다. 당일 산행이라서, 푹신 잠을 자고 산행을 있다고 생각하고 동대문으로 향했다. 그러나 벌초, 수재민 돕기, 성묘 등의 차량으로 거북이 걸음이다. 안성 휴게소에서 늦은 아침을 먹고 김밥을 사려 했지만 없다. 대신 토스트를 사서 배낭에 넣었다.  김천 방향으로 내려 가니 수해 피해 지역이 보인다. 개울가 전봇대가 힘없이 쓰러져 있고, 도로가 패인 곳이 있다. 신의터재에 도착하니 벌써 12:30분이다. 이러다간 오늘 12 안에 집에 있을지 의문이다.

 

12:40        신의터재 (260m) /2차선 포장도로. 추풍령에서 화령재까지는 중화지구대로 야산의 연속이고 잡목이 우거져 있다. 지난 태풍으로 나뭇가지들이 많이 떨어져 있고, 중간에 나무들이 쓰러져 길을 막고 있다.

13:40       무지개산 직전. 대간 길은 무지개산 정상을 지나지 않고 8 능선에서 좌측으로 꺽인다.

14:55        윤지미산 (538m). 윤지미산에서 늦은 점심으로 토스트를 베어 먹으니 목이 막혀 온다. 모금, 토스트 꾸역 꾸역 먹었지만 도저히 먹을 없다. 잡나무숲에 가려 보이지 않지만 라디오 소리와 예초기 소리가 들린다. 근처에서 벌초를 하는 모양이다.

15:45        화령재 (310m) / 화령현 / 25 국도. 고개정상에 팔각정 넓은 주차장이 있다. 상곡1 마을표석과 이정표. 화령재 팻말에는 봉황산까지 4.6km 40분에 산불 감시 초소, 다시 30분이면 봉황산까지 표기되어 있다.  화령재를 지나 산불 감시 초소를 향하는데, 배는 고프지, 목은 마르지, 체력 또한 도저히 뒷받쳐 주지 않는다. 쉬면서 간신히 초소에 다다랗다.

16:55        산불 감시 초소. 다시 물로 갈증을 해소하고 원기 회복하고 출발하다. 그러나 이내 지쳐 온다. 그나마 물도 얼마 남지 않았다. 조금씩 아껴 먹으면서 진행하다. 도대체 내가 이럴까, 배가 고픈게 원인인가, 아니면 엊그제 먹은 때문인가, 오늘은 너무 너무 힘들다. 이제 술도 끊어야겠다. 중간 중간에 벌초를 하는 가족들이 보인다. 객지에 나와 있다는 핑계로, 아버지가 하겠지 미루면서, 번도 벌초에 참여 하지 못한 죄책감이 든다.

17:35        봉항산 (740.8m) / 정상 표지석. 드디어 오늘의 최고봉인 봉황산에 도착하다. 멀리 속리산 천황봉, 주변의 주병산, 백화산, 두리봉, 형제봉과 화서 마을이 한눈에 바라 보인다. 기념 사진 한방 부탁하여 찍고 부지런히 하산 길에 오르다. 해가 지기 전에 비재에 도착해서 땀을 씻어야지 다짐하면서 부지런히 걸었다..

18:50        비재 / 25번국도와 977지방도로 사이의 포장도로. 비재는 나는 새의 형국이라 하여 비조(飛鳥), 비조령이라 불렸으나 최근에 와서 비재라 이름이 굳어졌다. 비재에 도착하니 지난번 출발했던 철계단이 보인다. 막걸리 한잔하고 목욕을 하고 나니 벌써 어두워 졌다. 저녁을 알았더니 아무것도 없고, 오직 막걸리가 끝이다. 당일 회비 25,000 치고는 비싸다. 20,000 내지 22,000원에 식사까지 포함인데 말이다.

8 30 돼서 후미가 불빛을 밝히고 내려 왔다. 드디어 서울로 출발이다. 참을 자고 일어나도 아직도 서울은 멀기만 하고, 지체 서행의 연속이다. 모두들 서서히 짜증을 내기 시작한다. 옥산 휴게소에서 국밥으로 허기을 때우고 있으려니, 자유인 식당 아주머니가 아는체 한다. 옥천 밭을 보고 오는 중이란다. 다행이 이번 풍수피해가 조금밖에 없단다. 남들은 피해복구에 여념이 없는데, 한량처럼 놀러 다니는 것이 왠지 죄를 지은 같다.

집에 도착하니 새벽 3 시다. 조금 쉽게 산행하려다 고생만 한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