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6 구간: 버리미기재 – 1.6 – 장성봉 – 5 – 악희봉갈림길 – 1.8 - 은티재 – 1.9 – 구왕봉 – 0.6 - 지름티재
도상거리: 11.5Km / 6시간 5분 + 45분
2002년 11월 9/10일 흐림 – 잔디밭 산악회
조령산 휴양림에서 돌아 오는데 서울 톨게이트를 진입하자마자 차들로 꽉 차있다. 시간은 자꾸 가는데 차량은 거북이 운행의 연속이다. 시간은 자꾸 가는데 이러다간 오늘 백두대간 마무리 산행에 참석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서초로 빠져서 일행을 양재에 내려 주고 집으로 향했다. 다행이도 소통이 원활하다. 집에서 짐을 정리하고 다시 동대문으로 향했다. 역시 배낭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잇다. 맨뒤 좌석을 차지하고 앉았다. 이내 잠에 빠져 들었다. 비몽사몽간에 대장의 안내 방송을 듣고 잠의 세계로 들었다가 추워서 깨어 보니 아직 차는 달리고 있다. 설잠을 자다가 부스럭대는 소리에 깼다. 모두들 산행 준비에 바빴다. 나도 준비를 하고 차에서 내렸다.
03:00 버리기미재 (480m).
03:55 장성봉 (915.3m). 정상 표지목 / 삼각점(속리24, 1982). 가파른 길을 올라 장성봉에서 사진을 찍으려 했는데 후래쉬가 안터진다. 필름을 다 찍어서 안된다고 생각하고 배낭속에 집어 넣었다. 장성봉을 중심으로 12시 방향인 북쪽 악희봉에서 시계바늘 방향으로 구왕봉(898m), 희양산(999m), 애기암봉(731m), 둔덕산(970m), 대야산(930.7m), 군자산(910m) 등이 원을 그린 듯 에워싸고 있어 제법 심산유곡에 들어선 것처럼 느껴지는 산이다. 최경순씨가 내리막 길에서 헤맨다. 나보고 먼저 가란다. 불빛도 약하고 밤눈도 어두운데 거기다가 내리막 길은 더욱 어렵다. 전등 불빛도 점점 약해진다. 중간 중간에 앞 뒤 사람 불빛에 의존하며 전등을 껐다 켰다하면서 배터리를 아끼며 걸었지만 불빛은 오래 가지 못햇다. 나중에 할 수 없이 예비 전등을 꺼냈다.
06:10 악휘봉 (845m). 악휘봉 갈림 길에서 모두들 서 있다. 아직 어두워 조망이 없으니 굳이 악휘봉을 들르러 하지 않는다. 여기까지 왔는데 내가 언제 여길 다시 오겠나 싶어 악휘봉에 들렀다. 어두워 주위 경치는 즐길 수는 없지만 사방이 탁트였다. 다시 사진기를 꺼내보니 건전지구멍이 열려 있다. 그런것도 모르고 오늘은 사진을 포기하고 되감기를 했다. 안된다. 건전지를 끼웠다. 필름이 그대로 있기를 바랬는데, 필름이 되감긴다. 이번 구간 사진은 없다.
악휘봉에서 내려와 갈림길로 되 돌아 오니 아무도 없다. 다시 대간길로 진입하여 조금 가니 거촌, 김욱동 선배가 쉬고 있다. 이들을 뒤로 하고 선두그룹에 합류했다.
07:25 은티재. 은티재에서 주치봉을 오르는 구간은 경사가 급하다.
07:45 주치봉 (683m)
08:35 구왕봉 (877m). 구왕봉 정사에는 아무 표시가 없다. 건너편에 바위산 희양산이 가깝게 있고 그 옆으로 봉암사 절이 보인다. 옛 기록에는 구룡봉이라고 나와 있다. 신라 헌강왕 5년(879년) 지증대사가 봉암사를 창건하기 위해서 희양산 밑에 있는 큰 연못에 사는 용 아홉 마리를 구룡봉으로 쫓고 봉암사를 창건하였다고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09:05 지름티재. 오래된 무덤과 돌로 쌓은 제단이 하나 있고 봉암사 출입금지를 알리는 안내판이 있다.
09:50 은티마을. 지름티재에서 하산하여 후미를 기다리며 막걸리를 마시고 차에서 잠이 들었다. 김경일이 깨운다. 오늘 양재에서 한잔 하잔다. 백두대간 졸업식이다. 선종한, 장현우, 김의숙, 이경자, 김경일, 최상기 선배님 너무 너무 고맙다. 조용히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이들과의 축하파티 – 감자탕과 소주, 노래방, 맥주 – 또한 재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