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2 구간: 죽령 – 4.3 - 제2연화봉 – 2.7 – 천문대 – 2 – 제1연화봉 – 2.5 – 비로봉 – 3.5 – 국망봉 – 0.8 – 상뤌봉 – 1 – 늦은맥이 고개 – 6.5 – 마당치 – 2.8 - 고치령
도상 거리: 22.5 Km / 8 시간 25분
2002년 10월 19/20일 크로바 산악회 (흐림)
거의 한달만에 무박 산행에 오르는 것 같다. 잔디밭 산악회 김대장에게 전화해서 지난번 주문한 티를 갖다 달라고 부탁했다. 유한 빌딩에서 BCP Test를 마치고 집에 오니, 마누라가 김밥을 준비해 줬다. 배낭을 둘러 메고 종합시장에 도착하니, 맨앞에 크로바 그리고 잔디밭 산악회 차가 나란히 있다. 김 대장과 장 총무와 인사를 하다. 티를 찾아 가지고 크로바 차량에 올랐다. 일기 예보에 비가 온다고 하니 또다시 우중 산행이 걱정된다. 비몽사몽에 빠져 든다. 잠결에 밖을 보니 이미 죽령에 도착하여 길 옆에 주차하고 있다. 2시 반이 되니 하나 둘 부시럭 거린다. 나도 주섬 주섬 산행 준비를 했다. 다행이도 비는 오지 않고 잔뜩 찣부린 날씨다. 그렇지 않으면 보름달이 뜰텐데.
02:55 죽령 (696m). 터널이 완공되어 재를 넘는 차량은 거의 없다. 길을 건너, 시멘트 길을 따라 등산을 시작했다. 천문대까지 넓은 포장도로다.
03:55 중계소 갈림길 (1,270m) / 제2연화봉
04:35 천문대
05:20 제1연화봉 (1,394.3m)
05:55 주목관리소 / 06:25. 이정표 (죽령 10.9Km, 비로봉 0.6Km). 주목관리 대피소에 들러 날이 새기를 기다렸다. 일부 비박하는 사람들이 자고 있고 천동리에서 올라 왔다는 젊은 친구 셋이서 구석에 서서 덜덜 떨고 있다. 비로봉 바람은 세차기로 유명하다.
06:35 비로봉 (1,439.5m). 옷을 꺼내어 입고 비로봉에 올라 잠시 기념사진을 찍고 국망봉으로 향했다. 날씨도 춥고 바람을 피하기 위해서, 국망봉 직전 바위 아래서 아침 식사을 했다. 비는 오지 않지만 안개비에 이슬이 맺힌다. 배낭커버를 씌우고 나니 선두 가이드는 벌써 출발하고 보이지 않는다.
07:30 국망봉 (1,420.8m). 국망봉에서 북동쪽으로 거대한 독립암봉인 상월봉 (1394m)이 시야에 들어온다. 상월봉은 구인사를 세운 박상월 스님이 수도하던 곳이라고 하여 부쳐진 이름이라고 한다.
08:30 늦은맥이재 / 신선봉, 구인사 갈림길 (1,264m). 이정표 (국망봉 1.8Km, 신선봉 1.2Km, 마당치 6.5Km).
늦은맥이재를 지나자, 선두 가이드가 무언가 열심히 찾는다. 더덕을 캐고 있다. 나도 드디어 더덕을 처음으로 캤다. 그러나 이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09:20 연화동 갈림길 (1,015m)
10:30 마당치 (910m). 이정표 (형제봉 3.5Km, 새목 7.5Km).
11:20 고치령 (760m) / 비포장 도로. 이정표 (국망봉 11.1Km, 마구령 8Km, 늦은목이 13.9Km). 돌배나무 아래에 ‘古峙嶺神靈閣 (고치령신령각)’ 산신각이 있었다는데 2년 전에 소실되었다. 고치령에서 좌석리로 내려 오는 길은 지루하다 산행기에는 많은 사람이 히치하이킹을 했다고 하는데 나에게는 그런 기회도 없다. 어쩌다 지나가는 차는 모두 반대 방향이다.
12:10 마을입구. 개울가에서 목욕을 하였다. 처음에는 발이 시렸다. 나중에는 알탕이다. 깨끗이 씻고 소주에 더덕을 넣고, 생태탕을 안주로 잔이 여러 번 돌았다. 후미을 위해 자리를 비워 주고 차에서 잠이 들었다. 한참 후에 잠에서 깨어 나니 아직도 제자리 아닌가. 4시가 다되어 가고 있다. 빨리 가자고 재촉하여 출발하면서 산을 보니 단풍이 장관이다. 대간 길에는 모두 낙엽이 지어 있었는데 산 아래는 이제 절정이다. 게다가 가로수 은행나무는 노랗게 물들고, 사과는 가지가 찢어 질 정도로 가득히 빨갛게 익어 가고 있다. 아직 추수를 하지 않은 논에는 누런 벼가 황금 들판을 수놓고 있다. 인삼밭 또한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