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20일
비가 내려서 산행은 일찌감치 포기하고 마누라와 딸내미를 깨워서 영화를 보러 갔는데 King's speech는 10시에 첫 상영이라 Good Morning Everyone을 감상했다.
감독: 로저 미첼
출연: 레이첼 맥아덤즈 (베키 풀러 역), 해리슨 포드(마이크 포모로이 역), 다이안 키튼 (콜린 역), 페트릭 윌슨 (아담 역), 제프 골드블럼 (제리 역)
원제는 Morning Glory지만 우리나라에서는 Good Morning Everone으로 바꿔 상영한다.
뉴저지의 한 방송국에서 일하던 베키는 어렸을 때부터 유능한 프로듀서가 되는 것이 꿈이었지만 경력이 많은 사람이 낙하산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직장에서 잘린다.
학벌, 경력, 모든 면에서 스펙이 떨어지는 베키는 40여통의 이력서를 날린 끝에 IBS 방송의 시청률 최하위 “데이브레이크” 프로그램의 PD로 뽑히지만, 월급은 전의 1/3, 방송 기자재는 고물, 팀웍마저 형편없는 아주 열악한 환경이다.
입사 첫날 동료들은 14번째 PD이고 얼마 못 버틸거라며 짐도 풀지 말란다. 첫날 편집회의 때 책임있는 결단을 요구하는 팀원들의 질문공세에 빠짐없이 한 가지씩 명쾌하게 답을 제시한다. 게으르고 비협조적이고 잘난체 하는 남자 진행자를 그 자리에서 해고하자 모두들 놀란다.
베키는 평소 존경했던 전설의 앵커 마이크를 삼고초려하여 협박과 회유로 영입한다. 자존심 강한 마이크는 과거의 화려한 수상경력과 유명인사와의 교류들을 나열하며, 이 프로는 리모컨을 잃어버렸거나, 병상에 있는 환자가 채널을 돌릴 수 없어 마지 못해 보는 아침 프로, 시청자가 7명 정도 밖에 안될거라며 비아냥거린다.
예일대의 유명 조정선수였던 동료직원 아담은 마이크를 세상에서 세 번째로 못된 악마란다. (첫 번째는 김정일, 두 번째는 신데렐라 엄마). 마이크는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이 있을 때는 40년산 위스키를 마시고 병가를 낸다는 말에 베키는 마이크를 찾아 나선다.
술에 취한 마이크가 첫 방송을 펑크내지 못하도록 아예 술집에서 끌어와 마이크의 집에서 밤을 새고 데려온다. 그러나 첫 방송부터 입을 굳게 다물고 단답형 멘트만 하며 여성 앵커 콜린과 신경전을 벌인다. 성추행범 수배사진과 자막이 나간 후 자막은 그대로 둔 채 다음 뉴스로 닉슨 대통령의 얼굴이 바뀌면서 닉슨 대통령이 졸지에 성추행법이 되는 방송사고까지 난다.
시청률은 계속 떨어지는데 상사는 어떻게든 시청률을 끌어 올리지 못하면 6주 후에 이 프로그램을 없애고 퀴즈프로로 바꾸겠다고 엄포를 놓는다. 존폐위기에 놓인 프로그램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베키는 비협조적인 마이크를 설득하려 무진 애를 쓴다.
방송국 동료 아담과 사귀면서도 그녀의 머리 속에는 온통 방송국 일 뿐이다. TV 프로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손에 달고, 묻는 말에는 제대로 대답도 않고, 사랑을 나누다가도 전화를 받고 팬티바람으로 튀어나가는 직업병, 지독한 일중독자(workholic)이다.
팀원들이 몸을 아끼지 않고 프로그램을 살리려고 애쓴다. 또한 좀처럼 움직이지 않던 마이크도 뉴스 특종을 생방송으로 내 보내며 단번에 시청률을 끌어 올린다.
베키는 하찮은 아침 프로그램을 성공시킨 베키에게 유명 방송국 NBC에서 스카웃 제의가 들어오고 출세 기로에서 고민한다. 아담은 이성적 판단을 내려 기회를 잡으라고 한다. 베케가 떠날 거라며 모든 팀원들이 의기소침해지자 마이크는 생방송에서 직접 요리를 한다. 면접중에 이 모습을 본 베키는 IBS로 뛰어 간다.
시청률이라는 방송국의 목표와 유익한 정보와 뉴스를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한 치열한 직업세계에서 변변치 않은 초보 PD가 살아 남기 위한 애환을 코믹하게 그린 영화이지만 반면에 젊은 날의 유명앵커가 할아버지가 되어 잊혀져 가는 마이크 포메로이를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든다.
한 때는 일에 푹 빠져 주요 세계 뉴스를 전하는 유명 앵커로서 각광을 받으며 여러 상도 받고 회사에서 대접도 융숭했다. 그러나 앵커자라는 젋은 스타에게 물려 주고 뒷전으로 밀려나 옛날의 영광을 회상하는 신세가 되었고, 가족. 손자들을 언제 봤는지 기억도 없다.
베키에게 말한다. “나를 보는 것 같다. 그러나 남는 건 없다.”
마이크는 왜 갑자기 전설적 뉴스 앵커의 지난 과거 모습을 과감히 버리고 손수 요리하는 모습을 보여 줬을까? 후배 열성에 감동, 희생, 현실 직시 / 충실, 도전의식 ...
오히려 원제인 Morning Glory가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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